본문 바로가기

블록체인/Crypto & Finance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델타-뉴트럴 전략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델타-뉴트럴 전략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델타-뉴트럴 전략

 

암호화폐 시장은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주요 자산들은 하루에도 수십 퍼센트씩 가격이 움직이는 경우가 빈번하며, 이러한 불확실성은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해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델타-뉴트럴 전략을 활용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에테나 프로토콜의 USDe는 합성 달러라는 독특한 구조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에테나 랩스는 드래곤플라이, 아서 헤이즈의 패밀리 오피스인 메일스트롬, 브레반 하워드 디지털, 프랭클린 템플턴, 갤럭시 디지털 등 암호화폐 업계의 정상급 투자사들로부터 약 1억 6천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델타-뉴트럴 모델의 작동 원리와 에테나의 USDe, 그리고 이 시스템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인 오라클에 대해 살펴보고, 2025년 10월에 발생한 디페깅 사건을 통해 이 모델의 실제 리스크까지 분석해보겠습니다.

 

 

 


 

 

💡 델타-뉴트럴 전략의 개념과 작동 원리

델타-뉴트럴 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델타의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델타는 기초 자산의 가격 변동에 대한 파생상품 가격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델타가 0.5인 옵션은 기초 자산 가격이 1달러 상승하면 옵션 가격은 0.5달러 상승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델타-뉴트럴 포지션은 이러한 델타 값을 0에 가깝게 유지하여 기초 자산의 가격 변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전략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델타-뉴트럴 전략은 현물 매수와 선물 매도를 동시에 진행하는 구조입니다.

만약 1 이더리움을 현물로 보유하면서 동시에 1 이더리움 만큼의 선물 숏 포지션을 개설한다면,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현물에서의 이익과 선물에서의 손실이 상쇄되고,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현물 손실과 선물 이익이 상쇄됩니다.

이렇게 시장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격 변동으로 수익을 얻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익을 창출할까요?

델타-뉴트럴 전략의 수익원은 바로 펀딩 레이트에 있습니다. 암호화폐 영구선물 시장에서는 현물 가격과 선물 가격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롱 포지션과 숏 포지션 간에 주기적으로 펀딩 레이트를 주고받습니다. 시장이 상승장일 때는 일반적으로 롱 포지션이 숏 포지션에게 펀딩 피를 지급하게 되므로, 숏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펀딩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델타-뉴트럴 전략은 시장 방향성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됩니다.

 

 

 


 

 

💵 에테나 프로토콜과 USDe의 작동 방식

에테나 프로토콜의 USDe는 전통적인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과는 다른 합성 달러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USDT나 USDC처럼 은행에 예치된 달러로 뒷받침되는 것이 아니라, 암호화폐 자산과 파생상품 포지션의 조합으로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구조입니다. 사용자가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담보로 예치하면, 프로토콜은 자동으로 이에 상응하는 선물 숏 포지션을 개설하여 델타 헤징을 수행합니다.

구체적인 작동 과정을 살펴보면, 사용자가 1,000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예치하면 프로토콜은 동일한 금액의 이더리움 선물 숏 포지션을 개설합니다. 이더리움 가격이 10% 상승하여 1,100달러가 되더라도 담보 자산 가치 증가분 100달러와 선물 포지션 손실 100달러가 상쇄되어 전체 포트폴리오 가치는 여전히 1,000달러를 유지하게 됩니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해도 마찬가지로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이를 통해 USDe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으로부터 격리된 안정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에테나의 수익 모델은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수익률과 선물 시장의 펀딩 레이트를 결합한 것입니다. 담보로 예치된 이더리움은 리퀴드 스테이킹을 통해 기본적인 스테이킹 수익을 창출하며, 여기에 선물 숏 포지션에서 발생하는 펀딩 레이트 수익이 더해집니다. 사용자는 USDe를 스테이킹하여 sUSDe를 받음으로써 이러한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연 10%에서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스테이블코인이 제공하지 못하는 USDe만의 차별화된 가치 제안입니다.

 

 


 

 

⚖️ 델타-뉴트럴 전략에서 오라클의 핵심적 역할

델타-뉴트럴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가격 정보가 필수적입니다. 여기서 오라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오라클은 블록체인 외부의 실시간 가격 데이터를 스마트 컨트랙트에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델타-뉴트럴 포지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확한 헤징 비율을 계산하는 기반이 됩니다. 만약 오라클이 제공하는 가격 정보가 부정확하다면 헤징 비율이 틀어지면서 델타-뉴트럴 상태가 깨지고, 결과적으로 포트폴리오가 시장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에테나 프로토콜은 다양한 거래소와 유동성 풀로부터 가격 데이터를 수집하여 집계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단일 거래소의 가격만을 참조할 경우 해당 거래소의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나 시스템 장애가 전체 프로토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출처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중간값이나 가중평균값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체인링크 같은 검증된 오라클 서비스는 여러 노드로부터 독립적으로 가격 데이터를 수집하고 합의 과정을 거쳐 최종 가격을 도출함으로써 신뢰성을 높입니다.

 

오라클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은 청산 시스템입니다.

담보 자산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는데, 이때 정확한 가격 정보가 없다면 불필요한 청산이 발생하거나 반대로 청산이 지연되어 프로토콜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라클은 단순히 가격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프로토콜의 안정성과 직결된 핵심 인프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 시스템이 조작되거나 실패할 경우 델타-뉴트럴 전략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오라클의 설계와 운영은 프로토콜 성공의 핵심 요소입니다.

 

 


 

 

2025년 10월 디페깅 사건 상세 분석

Bianance USDE Chart

 

2025년 10월 10일부터 11일에 걸쳐 암호화폐 시장에 대규모 하락장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USDe는 심각한 디페깅을 겪었습니다.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USDe 가격은 0.65달러까지 하락하여 약 35%의 디페깅을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당시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약 194억 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고, 바이낸스에서만 14억 달러의 롱 포지션9억 8천만 달러의 숏 포지션이 청산되는 극단적인 상황이었습니다.

 

디페깅의 핵심 원인은 바이낸스의 오라클 시스템이 외부 유동성 풀의 가격 대신 자체 오더북의 가격만을 참조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에테나 창립자 가이 영은 바이낸스의 내부 가격 지수가 가장 깊은 유동성을 가진 온체인 풀들과 괴리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급격한 패닉 셀링으로 바이낸스 내부의 유동성이 고갈되면서 USDe 가격이 급락했지만, 같은 시간 바이빗에서는 약 5%의 하락에 그쳤고 크라켄에서는 0.8% 정도의 미미한 변동만 있었습니다.

이는 디페깅이 USDe 프로토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바이낸스 플랫폼에 국한된 현상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더욱 심각했던 것은 청산의 연쇄 반응이었습니다.

많은 트레이더들이 USDe를 담보로 사용하여 레버리지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USDe 가격이 1달러 이하로 떨어지자 담보 가치 하락으로 인한 마진콜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강제 청산으로 이어졌고, 청산 과정에서 USDe가 대량으로 시장에 매도되면서 가격이 더욱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100만 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의 경우 35% 디페깅으로 인해 35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여기에 레버리지까지 적용되어 있다면 청산까지 순식간에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에테나 프로토콜의 핵심 기능인 민트와 리뎀션 시스템은 이 혼란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것입니다. 에테나는 24시간 동안 20억 달러 이상의 인출 요청을 문제없이 처리했으며, 프로토콜의 담보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디파이 생태계에서는 USDe가 Curve의 USDe/USDC 풀에서 0.997달러까지만 하락했을 뿐 거의 정상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바이낸스의 시스템 문제가 전체 프로토콜의 건전성과는 별개의 사안이었음을 시사합니다. 바이낸스는 사건 후 영향을 받은 사용자들에게 약 2억 8천 3백만 달러의 보상을 지급했으며, 통합 마진 시스템과 가격 결정 엔진의 오류를 인정했습니다.

 

 


 

 

🛠️ 델타-뉴트럴 모델의 리스크 요인

 

델타-뉴트럴 전략은 이론적으로는 안정적이지만 여러 리스크 요인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펀딩 레이트의 역전입니다. 시장이 극단적인 하락장에 진입하면 롱 포지션보다 숏 포지션이 많아지면서 펀딩 레이트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숏 포지션 보유자가 롱 포지션 보유자에게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므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2025년 10월 디페깅 당시 펀딩 레이트는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USDe의 수익 모델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청산 리스크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급격한 시장 변동 상황에서 담보 자산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선물 포지션의 마진이 부족해져 청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경우 작은 가격 변동에도 청산될 위험이 크며, 청산이 발생하면 델타-뉴트럴 상태가 깨지면서 포트폴리오가 시장 변동성에 완전히 노출됩니다. 10월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청산의 연쇄 반응은 전체 시스템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요인입니다.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의존도 역시 구조적 취약점입니다. 에테나는 바이낸스, 바이빗, OKX 등 주요 중앙화 거래소에서 선물 포지션을 운영하는데, 거래소의 시스템 장애나 규제 문제, 심지어 거래소의 파산까지도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2022년 FTX 파산 사례에서 보듯이 중앙화 거래소는 완전히 안전하지 않으며, 프로토콜이 의존하는 거래소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라클 관련 리스크는 10월 사건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바이낸스가 단일 소스인 자체 오더북 가격만을 참조하면서 발생한 가격 왜곡은 대규모 청산과 디페깅을 촉발했습니다. 오라클이 조작되거나 해킹당할 경우, 또는 충분히 분산되지 않은 가격 피드를 사용할 경우 프로토콜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에테나는 사건 후 거래소들에게 체인링크 같은 외부 오라클을 사용하고 깊은 유동성을 가진 출처의 가격을 추적할 것을 권고했지만, 이러한 권고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극단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아무리 잘 설계된 시스템이라도 유동성 고갈로 인한 탈페깅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이번 사건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 결론 및 향후 전망

델타-뉴트럴 모델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헤지하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인 접근법입니다.

에테나의 USDe는 은행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암호화폐 네이티브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며, 드래곤플라이, 프랭클린 템플턴, 갤럭시 디지털 등 정상급 투자사들의 지원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해왔습니다.

그러나 2025년 10월의 디페깅 사건은 이 모델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으며, 특히 오라클 시스템과 중앙화 거래소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취약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라클은 단순한 가격 제공 도구가 아니라 델타-뉴트럴 전략의 생명줄입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격 데이터 없이는 헤징 비율을 유지할 수 없고, 잘못된 가격 정보는 대규모 청산과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이낸스의 단일 소스 오라클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교훈을 남겼으며, 향후 프로토콜들은 더욱 분산되고 검증된 오라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USDe와 같은 델타-뉴트럴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그만큼 복잡한 리스크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펀딩 레이트 역전, 청산 리스크, 거래소 의존도, 오라클 실패 가능성 등 다층적인 위험 요소들이 존재하며, 극단적인 시장 상황에서는 이러한 리스크들이 동시에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USDT나 USDC 같은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험 프로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에테나는 디페깅 사건 이후 긴급 안정화 메커니즘을 제안했습니다. USDe 가격이 0.99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담보 자산의 최대 1.2%를 사용하여 시장에서 USDe를 매입하고 소각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공급을 줄이고 담보 비율을 높여 탈페깅을 방지하려는 시도로, 프로토콜이 자체적으로 리스크를 인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디파이 생태계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 점차 성숙해지고 있으며, 델타-뉴트럴 모델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견고한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다만 투자자들은 이러한 혁신적인 금융 상품이 아직 발전 과정에 있으며,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