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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초지식

서킷브레이커란? 국내·해외 주식시장 비교부터 발동 조건까지 완전 정리

서킷브레이커란?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서킷브레이커'라는 단어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합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미국 증시에서는 단 10일 만에 4차례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었고, 2024년 8월에는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동시에 발동되며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서킷브레이커는 정확히 무엇이며, 왜 필요한 제도일까요? 또한 국내 주식시장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서킷브레이커의 기본 개념부터 국내외 발동 조건의 차이, 그리고 실제 발동 사례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의 개념과 탄생 배경

서킷브레이커는 전기 회로에서 과열된 회로를 자동으로 차단하는 장치를 의미합니다. 흔히 '두꺼비집'이라고 부르는 그 장치입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서킷브레이커는 이와 유사한 원리로, 주가가 급격히 폭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는 제도입니다.

다른 말로 '주식거래 중단제도' 또는 '일시매매 정지제도'라고도 부르며, 영어 첫 글자를 따서 'CB'라고도 표현합니다.

 

서킷브레이커 제도는 1987년 10월 19일 발생한 '블랙먼데이(Black Monday)' 사태 이후 처음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단 하루 만에 약 22.6% 폭락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날 2,200선이었던 다우지수는 1,700선까지 급락했습니다.

이러한 참사를 겪은 후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투자자들에게 냉정함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해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1989년 10월 뉴욕증시가 다시 폭락했을 때 이 제도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전 세계 각국이 자국 주식시장에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 국내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 제도

 

국내 도입 시기

한국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주식시장이 급격히 무너지던 1998년 12월 7일부터 서킷브레이커 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코스피 시장에는 1998년 12월, 코스닥 시장에는 2001년 10월 15일에 각각 도입되었습니다.

 

발동 조건 및 단계

국내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현재 3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계 발동 조건 중단 시간 재개 방식
1단계 코스피 또는 코스닥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하여 1분 이상 지속 20분 이후 10분간 동시호가로 거래 재개
2단계 전일 종가 대비 15% 이상 하락하고, 1단계 발동 지수 대비 1% 이상 추가 하락하여 1분 이상 지속 20분 이후 10분간 동시호가로 거래 재개
3단계 전일 종가 대비 20% 이상 하락하고, 2단계 발동 지수 대비 1% 이상 추가 하락 당일 종료 다음 거래일까지 거래 중단

※ 주요 특징:

  • 서킷브레이커는 하루에 각 단계별로 1회만 발동됩니다
  • 장 종료 40분 전(오후 2시 50분) 이후에는 주가가 아무리 폭락해도 발동되지 않습니다
  • 현물주식뿐 아니라 선물과 옵션의 모든 거래가 동시에 중단됩니다
  • 총 중단 시간은 30분입니다 (거래 중단 20분 + 동시호가 10분)

 

국내 서킷브레이커 발동 역사

서킷브레이커는 매우 강력한 조치이기 때문에 자주 발동되지 않습니다. 1998년 도입 이후 2024년 8월까지 약 26년간 총 13회만 발동되었습니다.

 

주요 발동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00년 4월 17일: 코스피 시장에서 첫 발동
  • 2011년 8월 8일, 9일: 미국 신용등급 하향 충격으로 연속 발동
  • 2016년 2월 12일: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글로벌 증시 하락으로 코스닥에서 발동
  • 2020년 3월 13일, 19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발동
  • 2024년 8월 5일: 미국 실업률 수치 악화와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 우려로 코스피와 코스닥 동시 발동

특히 2024년 8월 5일에는 코스닥이 오후 1시 56분에, 코스피가 오후 2시 14분에 각각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2020년 이후 4년 5개월 만에 발동되었습니다.

 

 

 


 

 

🇺🇸 미국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 제도

미국 주식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S&P 500 지수를 기준으로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계 발동 조건 중단 시간 비고
1단계 S&P 500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7% 이상 하락 15분 오후 3시 25분 이전에만 발동
2단계 S&P 500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13% 이상 하락 15분 오후 3시 25분 이전에만 발동
3단계 S&P 500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20% 이상 하락 당일 종료 시간 관계없이 발동

※ 주요 특징:

  • 중단 후 5분간은 동시호가로 운영됩니다
  • 총 중단 시간은 20분입니다 (거래 중단 15분 + 동시호가 5분)
  • 1, 2단계는 오후 3시 25분 이후에는 발동되지 않습니다 (장 마감: 오후 4시)
  • 현재 규정은 2013년 2월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서킷브레이커 발동 역사

미국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는 한국보다 훨씬 더 드물게 발동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발동 사례는 2020년 3월입니다:

  • 2020년 3월 9일: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급락으로 23년 만에 첫 발동
  • 2020년 3월 12일: WHO 팬데믹 선언으로 사흘 만에 재발동
  • 2020년 3월 16일: 나흘 만에 세 번째 발동
  • 2020년 3월 18일: 이틀 만에 네 번째 발동

2020년 3월의 10일 동안 총 4번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으며, 이전에는 1997년 10월 27일 '피의 월요일'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 국내외 서킷브레이커의 주요 차이점

 

구분 한국 (코스피/코스닥) 미국 (NYSE/NASDAQ)
발동 기준 8%, 15%, 20% 하락 7%, 13%, 20% 하락
기준 지수 코스피 또는 코스닥 지수 S&P 500 지수
총 중단 시간 30분 (거래중단 20분 + 동시호가 10분) 20분 (거래중단 15분 + 동시호가 5분)
시간 제한 장 종료 40분 전(14:50) 이후 미발동 1,2단계: 15:25 이후 미발동
3단계: 시간 무관
가격제한폭 있음 (개별 종목 ±30%) 없음
도입 시기 1998년 12월 1987년 10월

가장 큰 차이는 가격제한폭의 존재 여부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가격제한폭(상한가/하한가) 제도의 유무입니다.

한국 주식시장:

  • 개별 종목이 하루 동안 ±30%까지만 변동 가능합니다
  • 이는 개별 종목의 급격한 변동을 1차적으로 차단합니다
  • 2015년 6월부터 현재의 30% 가격제한폭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15%)
  • 일본(평균 21%), 대만(7%), 중국(10%), 태국(30%) 등도 가격제한폭을 운영합니다

미국 주식시장:

  • 개별 종목에 대한 가격제한폭이 없습니다
  • 이론적으로 한 종목이 하루에 100%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할 수 있습니다
  • 실제로 밈(Meme) 주식들의 경우 하루에 수백% 급등락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합니다
  • 영국, 독일, 홍콩 등 대부분의 선진 증시도 가격제한폭이 없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가격제한폭 제도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긍정적 견해:

  •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재평가할 수 있는 냉각 기간을 제공합니다
  • 주가의 과민 반응을 억제하고 내재 가치로부터 급격히 이탈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 개인투자자들이 폭락 시 대처할 시간적 여유를 제공합니다

부정적 견해:

  • 새로운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는 속도를 지연시켜 효율적 가격 발견을 방해합니다
  • '자석 효과'를 유발합니다 (한 번의 급등락이 연속적인 급등락을 유도하는 현상)
  • 시장조작 세력이 상한가나 하한가를 이용해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은 시장 효율성을 우선시하여 가격제한폭을 두지 않는 반면,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은 투자자 보호를 우선시하여 가격제한폭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 연구 사례를 보면 가격제한폭 규제가 없는 국가의 장기 변동성이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의 차이

서킷브레이커와 함께 자주 언급되는 제도가 바로 '사이드카(Sidecar)'입니다.

사이드카:

  • 선물시장의 급등락으로 현물시장이 영향받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변동하여 1분 이상 지속되면 발동됩니다
  • 발동 시 프로그램 매매만 5분간 차단되며, 개인의 직접 거래는 가능합니다
  • 서킷브레이커보다 약한 조치로 '예방적 성격'을 가집니다

즉, 사이드카는 서킷브레이커의 전 단계로 볼 수 있으며,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에 충격을 주기 전에 차단하는 예방 조치입니다.

서킷브레이커가 '최후의 보루'라면, 사이드카는 '1차 방어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마무리 : 서킷브레이커는 "시장의 안전장치"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져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1987년 블랙먼데이의 교훈에서 탄생한 이 제도는 투자자들에게 냉정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하며, 시장의 극단적인 붕괴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 주식시장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하였으며, 미국보다 약간 높은 8% 하락 시점에 1단계가 발동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국은 개별 종목에 대해 ±30%의 가격제한폭을 두어 이중 안전장치를 운영하는 반면, 미국은 시장 효율성을 우선시하여 개별 종목에는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다는 것은 시장이 극도의 공포 상태에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제도가 있기에 우리는 시장이 완전히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서킷브레이커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발동 시 냉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