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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Regulations

한국 가상자산 과세 전에 알아야 할 국제 규제 CARF/DAC8

한국 가상자산 과세 전에 알아야 할 국제 규제 CARF/DAC8
한국 가상자산 과세 전에 알아야 할 국제 규제 CARF/DAC8

 

2027년부터 가상자산 세금을 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왜 하필 2027년일까요?

단순히 한국 정부가 정한 날짜가 아닙니다. 그 답은 국제 무대에 있습니다.

 

전 세계가 2027년부터 암호화폐 거래 정보를 자동으로 주고받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이전 글에서 2027년 세금 납부 방법을 다뤘다면, 오늘은 그 배경이 되는 국제 규제 체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바로 OECD의 CARF(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 암호화자산 보고 프레임워크)와 EU의 DAC8입니다.

이 두 제도를 이해해야 왜 2027년부터 해외 거래소 거래까지 국세청이 파악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CARF란 무엇인가: 암호화폐판 금융정보 자동교환

 

쉽게 말하면, CARF는 "암호화폐 거래소판 금융정보 자동교환 제도"입니다. 은행 계좌는 이미 이렇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에 예금을 넣으면 국세청이 자동으로 파악합니다. 외국 은행 계좌를 만들어도 CRS(공통보고기준) 제도 덕분에 한국 국세청에 통보됩니다.

 

CARF는 이 시스템을 암호화폐에도 적용하는 것입니다.

OECD는 2022년 10월에 CARF를 처음 발표했고, 2023년 6월에 공식 승인했습니다. 2024년 10월에는 구체적인 기술 규격까지 모두 공개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47개국이 2027년 또는 2028년부터 CARF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입니다.

 

2027년 이전에는 바이낸스에서 거래를 해도 한국 정부가 몰랐습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수익을 내고 신고하지 않아도 적발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2027년부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바이낸스가 한국 국세청에 자동으로 통보하고, 모든 주요 거래소가 거래 내역을 각국 정부와 공유하게 됩니다.

 

왜 이런 제도가 만들어졌을까요?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면서 탈세 우려도 함께 커졌기 때문입니다.

기존 금융 시스템은 은행이 중간에서 모든 거래를 기록하지만, 암호화폐는 전통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습니다. 각국 정부 입장에서는 수조 원대 시장이 세무 당국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DAC8: EU 버전 CARF의 특별한 점

 

CARF가 국제 표준이라면, DAC8은 EU 법입니다.

DAC는 Directive on Administrative Cooperation의 약자로, EU 회원국 간 세무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지침입니다.

DAC8은 이 지침의 여덟 번째 개정안으로, CARF를 EU 법으로 만든 것입니다.

 

EU는 2026년 1월 1일부터 DAC8을 시행합니다. 전 세계보다 1년 빠릅니다.

모든 EU 회원국은 2025년 12월 31일까지 이를 자국 법으로 전환해야 하며, 2027년에 첫 보고가 이루어집니다.

한국 투자자도 DAC8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DAC8은 역외 적용 범위가 넓습니다.

EU에 본사가 없어도 EU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는 DAC8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낸스는 케이맨제도에 본사가 있지만 유럽 고객을 받습니다. 따라서 DAC8 적용 대상입니다.

업비트는 한국 거래소지만 향후 글로벌 확장 시 유럽 고객이 생기면 DAC8을 준수해야 합니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거래소지만 EU에서도 서비스하므로 DAC8 대상입니다.

핵심은 거래소 본사 위치가 아니라 "어디 고객을 받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미국의 규제와 비슷합니다. 미국 규정도 미국에 본사를 두지 않은 거래소라도 미국인을 대상으로 거래하면 미국 규정이 적용됩니다.

실제로 무엇이 보고되나요?

신용카드 명세서를 떠올려보세요.

매달 카드사가 "언제, 어디서, 얼마를 썼는지" 정리해서 보내줍니다. CARF도 비슷합니다. 거래소가 세무 당국에 다음 정보를 보고합니다.

 

먼저, 누가 거래했는지 보고합니다. 이름, 생년월일, 세금 거주지, 세금 식별번호(한국의 경우 주민등록번호) 등이 포함됩니다.

둘째, 언제 거래했는지 보고합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단위로 보고됩니다.

셋째, 얼마나 거래했는지 보고합니다. 개별 거래가 아니라 연간 총액입니다. 비트코인 총 거래액, 이더리움 총 거래액 이런 식으로 암호화폐 종류별로 집계됩니다.

넷째, 무엇을 거래했는지 보고합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구체적인 암호화폐 이름이 포함됩니다.

 

반대로 보고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개별 거래의 정확한 시각은 보고되지 않습니다. 지갑 주소도 현재는 보고 대상이 아닙니다.

원래 OECD 초안에는 포함되어 있었지만, 업계 반발로 최종안에서 제외되었습니다. 거래 상대방 정보도 보고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김xx 씨는 2026년에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을 총 5,000만 원어치 거래했고, 이더리움을 3,000만 원어치 거래했습니다." 이런 정보가 바이낸스에서 해당 국가 세무 당국으로 전송되고, OECD를 통해 한국 국세청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어떻게 되나요?

 

여기서 가장 큰 논쟁이 시작됩니다.

 

중앙화 거래소(CEX)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차이를 백화점과 길거리 장터로 비유해보겠습니다.

업비트나 바이낸스 같은 중앙화 거래소는 백화점과 같습니다.

명확한 관리자가 있고, 고객 정보를 수집하며, KYC(고객 신원 확인)를 진행합니다. 이런 거래소는 CARF 보고 의무를 이행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 회사에 책임을 물으면 됩니다.

반면 유니스왑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길거리 장터와 비슷합니다.

중앙 관리자가 없고,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코드가 자동으로 거래를 처리합니다. 그렇다면 누구한테 보고 의무를 물어야 할까요? 이것이 회색지대입니다.

 

OECD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CARF 규정에서는 "충분한 통제권"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플랫폼에 대해 충분한 통제권을 행사하여 실사와 보고 요구사항을 준수할 수 있는 개인이나 법인이 있다면, 그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입니다.

현실은 복잡합니다. 완전히 탈중앙화된 DEX는 사실상 규제가 불가능합니다.

OECD도 이를 인정하고, 추가 해석 지침이 나올 때까지 각국이 적용을 유예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혹은 DAO(탈중앙화 자율조직)가 실질적 통제권을 가진다면 DAO에 책임을 물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탈중앙화가 세금 회피 수단일까요? 아닙니다.

현금 거래도 탈세가 아니듯, DEX 사용 자체는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수익이 발생했다면 신고 의무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거래소가 국세청에 알려주지 않더라도, 납세자는 자진 신고해야 합니다.

 

 


 

한국 투자자에게 미치는 실제 영향

이론은 충분히 봤으니 실전 케이스를 정리해보겠습니다.

 

CASE 1 : 국내 거래소만 사용하는 경우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래소가 알아서 한국 국세청에 보고합니다.

투자자는 세금만 잘 내면 됩니다. 업비트는 이미 실명 계좌와 연동되어 있어 신원 확인(KYC)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CASE 2 : 바이낸스 같은 해외 거래소 사용

바이낸스가 한국 국세청에 자동으로 통보합니다. "몰랐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습니다.

VPN을 사용해도 실명 인증을 했다면 파악됩니다. 바이낸스는 KYC를 통해 사용자의 국적과 거주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CASE 3 : DEX 사용

거래소는 국세청에 알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신고 의무는 여전히 있습니다.

"수익이 났으면 신고"가 원칙입니다. 적발 가능성은 낮지만, 나중에 큰 금액을 환전하거나 다른 경로로 드러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CASE 4 : 해외 거주 중인 한국인

세금 거주지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일반적으로 183일 이상 체류한 국가가 세금 거주지입니다. 미국에서 1년간 일하면서 코인 거래를 했다면 미국 세법이 적용됩니다. 다만 한국 국적자라면 한국에 신고 의무가 있을 수도 있으니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흔한 오해를 정리하겠습니다.

"해외 거래소면 안전하다"는 오해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CARF가 바로 해외 거래소 정보를 잡기 위한 제도입니다.

"VPN을 쓰면 모른다"는 것도 오해입니다. VPN은 IP 주소만 바꿀 뿐, KYC에서 제출한 신분증과 거주지 정보는 그대로입니다.

"코인은 추적이 안 된다"는 오해도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공개 장부입니다. 오히려 은행 거래보다 추적이 쉽습니다.

지갑 주소와 신원이 한 번 연결되면, 그 이후 모든 거래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국세청은 체이널리시스 같은 블록체인 분석 업체와 협력하여 탈세를 적발하고 있습니다.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타임라인별로 액션 플랜을 정리하겠습니다.

 

2025년, 즉 지금 해야 할 일입니다.

거래 내역을 정리하기 시작하세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어떤 거래소에서 얼마나 거래했는지, 얼마의 수익 또는 손실이 발생했는지 대략이라도 파악해야 합니다.

해외 거래소에 제출한 KYC 정보를 확인하세요. 여권, 운전면허증, 거주지 증명 등 어떤 정보를 제출했는지 기억해야 합니다.

수익과 손실을 대략 계산해보세요. 엑셀이나 코인 세금 계산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거래소들이 본격적으로 보고를 시작합니다. 국세청도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이때부터는 신고 준비를 본격화해야 합니다.

세무사나 회계사 상담도 고려할 시기입니다.

2027년에는 첫 신고와 납부가 이루어집니다. 2026년 거래 내역에 대해 2027년 5월에 신고합니다. 구체적인 신고 방법은 이전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실질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어차피 들킬 거면 먼저 정리하는 게 이득"입니다.

자진 신고하면 가산세 감면 혜택이 있습니다. 세무 조사로 적발되면 가산세가 40% 이상 붙습니다. 무거운 경우 형사 처벌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대로 정리해두면 나중에 큰 수익이 나도 떳떳하게 세금을 내고 부를 지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회피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됩니다.

 

 


 

마무리: 새로운 시대의 시작

 

2027년은 암호화폐 역사의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회색지대가 아닌, 정식 금융자산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규제를 부담스러워하지만, 다르게 보면 시장 성숙의 신호입니다.

CARF와 DAC8를 통해 전 세계가 암호화폐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가 옵니다.

한국만의 규제가 아니라 글로벌 표준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