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디 분리 1편] 왜 필요한가? 거래소가 은행 역할까지 하는 문제
가상자산 거래소가 은행 역할까지? 커스터디 분리가 필요한 이유
업비트에 1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있다면, 그것은 과연 당신의 것일까요? 놀랍게도 법적으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거래소가 파산하면 당신의 코인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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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성은 명확한데, 왜 안 될까요?
지난 편에서 우리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커스터디를 분리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증권시장은 100년 전부터 이렇게 해왔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거래소 ≠ 보관 기관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그렇다면 질문이 생깁니다. 왜 아직도 안 되고 있는 걸까요?
기술은 이미 있습니다. 필요성도 명확합니다. 심지어 국내에는 8조 원을 수탁하는 전문 커스터디 업체도 존재합니다. 그런데 왜 가상자산 시장만 100년 전 증권시장의 구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까요?
오늘은 커스터디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적 이유와, 이를 극복할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겠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 안 되는 이유 1: 거래소의 생존 문제
"분리하면 우리 망합니다"
거래소 입장에서 커스터디 분리는 수익 구조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현재 거래소의 수익원은:
- ✅ 거래 수수료 (주 수익원)
- ✅ 고객 예치금 이자 수익
- ✅ 스테이킹 등 부가 서비스
커스터디를 분리하면:
- ✅ 거래 수수료만 남음
- ❌ 예치금 활용 불가
- ❌ 부가 서비스 수익 감소
현재 업비트와 빗썸을 제외한 모든 국내 거래소들이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대부분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이미 적자인데 수익원까지 줄어들면?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해상충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장공개 기능을 거래소에서 분리하는 건 타당하지만 나머지 기능을 모두 쪼개면 생존할 수 있는 거래소가 드물 것" 이라고 우려합니다.
🏦 안 되는 이유 2: 커스터디 사업의 수익성 문제
"수익이 안 나요"
독립 커스터디 사업자 입장에서도 현재는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보관하는 고객 자산이 100억 원인 커스터디 사업자는 관련 법상 20억 원에 대해 1억 원의 준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연간 보관 수수료가 3%라면 전체 수익은 3억 원에 그쳐 1억 원이 준비금으로 묶여 실제 운용 가능 자금은 2억 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거래소는 같은 규모의 자산을 보관하더라도 거래 수수료 수익으로 이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 항목 | 거래소 | 독립 커스터디 |
| 주 수익원 | 거래 수수료 (대규모) | 보관 수수료 (소규모) |
| 부가 수익 | 예치금 활용, 스테이킹 등 | 거의 없음 |
| 준비금 부담 | 거래 수익으로 상쇄 가능 | 순수 비용으로 작용 |
| 수익성 | ⭕ 가능 | ❌ 어려움 |
독립 커스터디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힘듭니다.
🏛️ 안 되는 이유 3: 은행의 소극적 태도
"리스크가 커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 등 4개 시중은행이 합작 법인을 설립하여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은행들이 망설이는 이유는?
1. 평판 리스크
- 가상자산 = 해킹, 사기의 이미지
- 은행이 직접 하면 신뢰도 하락 우려
2. 규제 불확실성
- 은행이 가상자산 사업자로 커스터디 업무를 직접 겸영할 수는 없어 합작 법인 설립 방식으로 간접 참여
- 법적 책임 범위 불명확
3. 수익성 의문
- 초기 투자 대비 수익 불확실
- 법인 투자도 제한적
🏢 안 되는 이유 4: 정부의 단계적 접근
"일단 시장 안정화부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 법제화 1단계로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 거래 행위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가상자산 발행, 유통, 공시 등에 대한 규제는 2단계인 가상자산규제기본법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
정부 입장은
📌 1단계: 거래소 규제, 투자자 보호 기본
📌 2단계: 커스터디 분리, 구조 개편
📌 한 번에 바꾸면 시장 충격 큼
"점진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 "닭과 달걀" 문제: 악순환의 고리
여기서 근본적 문제가 드러납니다.
법인 투자 금지
↓
커스터디 수요 없음
↓
커스터디 사업자 안 생김
↓
독립 커스터디 없음
↓
법인이 안심하고 투자 못함
↓
(처음으로 돌아감)
법인이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가 가상자산 커스터디 발전에 걸림돌이 됐습니다.
커스터디가 기업간거래(B2B) 기반 비즈니스임을 고려할 때 국내 법인에 대한 가상자산 투자 제한은 업계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수요가 없으니 공급이 안 생기고, 공급이 없으니 수요가 생기지 않는 악순환입니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해결책: 법으로 강제하면 됩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법으로 의무화하면 됩니다.
"시장에 맡기자"는 접근은 이미 실패했습니다. 4년이 지났지만 자발적으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설 때입니다.
증권시장도 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1973년 제5차 증권거래법 개정으로 증권예탁결제제도가 법으로 도입되었고, 1974년 한국증권대체결제주식회사(현 예탁결제원)가 설립되었습니다.
당시도 증권사들은 반대했을 겁니다. (비용 증가, 수익 감소)
하지만 법으로 강제하니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 증권시장의 신뢰도가 향상되고 글로벌 투자를 유치 할 수 있었습니다.
특금법 실명계좌도 그랬습니다
2021년 9월 특금법 시행으로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대다수 업체가 원화거래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거래소들은 반대했으나 법이 강제하니 따랐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 정리, 4대 거래소 체제, 신뢰도 상승와 같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콜드월렛 80%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으로 80% 콜드월렛 보관을 강제했고, 빗썸은 법정 기준보다 높은 88.63%까지 자체 상향했습니다.
강제가 오히려 시장 표준을 높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미 작동하는 모델이 있습니다
"커스터디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KODA: 8조 원 수탁, 시장점유율 80%
2020년 11월 KB국민은행,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한국디지털에셋(KODA)은 2024년 2월 기준 총 수탁고 8조 원 돌파했습니다.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갑 수 200여 개, 법인 고객 수 50여 개이며, 2023년 6월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수탁업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합니다.
2025년 7월에는 삼성화재와 최대 2,000만 달러(약 276억 원)까지 보상 가능한 가상자산 전용 보험을 체결했습니다.
국내 커스터디 업체 현황
| 업체명 | 주요 주주 | 수탁액 | 특징 |
| KDAC | 신한은행, 코빗 등 | 미공개 | 카르도와 합병 |
| KODA | KB국민은행, 해시드, 해치랩스 | 8조 원 | 시장 1위, 법인 고객 50개 |
이미 시장은 형성되었습니다. 다만 의무가 아니라서 거래소들이 안 쓸 뿐입니다.
🛡️ 예상 반론과 반박
반론 1: "중소 거래소 망한다"
반박: 이미 업비트와 빗썸을 제외한 모든 거래소가 영업적자입니다.
오히려 시장 정리가 건전성에 도움이 됩니다. 단계적 유예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반론 2: "수수료가 오른다"
반박: 커스터디 비용은 0.01~0.03% 수준입니다. 하지만 거래소 파산으로 전액을 잃을 위험은 100%입니다. 어느 쪽이 더 클까요?
반론 3: "혁신을 막는다"
반박: 증권시장도 예탁결제원이 있지만 혁신적 금융상품이 계속 나옵니다. 구조적 분리가 혁신을 막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뢰 기반 위에서 혁신이 가속됩니다.
반론 4: "글로벌 경쟁력 하락"
반박: 미국은 서비스 유형을 기준으로 규제를 설계해 가상자산 커스터디를 전통 금융 커스터디의 규제 틀 안에 포함시키고 도산격리 원칙을 적용합니다. 오히려 선진 규제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합니다.
🎯 결론: 선택이 아닌 의무여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커스터디 분리가 안 되는 이유:
- 거래소: 수익 구조 붕괴 우려
- 커스터디: 수익성 문제
- 은행: 리스크 회피
- 정부: 점진적 접근
- → "닭과 달걀" 악순환
해결책:
- ✅ 법으로 의무화 (증권시장, 특금법처럼)
- ✅ 단계적 로드맵 (1년→3년→5년)
- ✅ 이미 작동하는 KODA 모델 활용
핵심 메시지:
- 💡 투자자 보호는 시장에 맡길 수 없습니다
- 💡 이미 기술도 있고, 업체도 있습니다
- 💡 이제 필요한 건 법적 의무화 하나뿐입니다
증권시장은 100년 전에 이미 답을 제시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만 예외일 이유가 없습니다.
거래소 ≠ 보관 기관. 이것이 투자자를 보호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 핵심 요약
- 커스터디 분리가 안 되는 이유: 거래소 수익, 커스터디 수익성, 은행 리스크, 정부 점진주의
- 악순환의 고리: 법인 투자 금지 → 수요 없음 → 공급 없음 → 반복
- 해결책: 법으로 의무화 (증권시장, 특금법처럼)
- 증거: KODA가 이미 8조 원 수탁, 50개 법인 고객 확보
- 결론: 선택이 아닌 의무. 투자자 보호는 시장에 맡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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