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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Regulations

[커스터디 분리 1편] 왜 필요한가? 거래소가 은행 역할까지 하는 문제

 

당신의 비트코인, 정말 당신 것일까요?
당신의 비트코인, 정말 당신 것일까요?

 

업비트에 1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보관하고 있다면, 그것은 과연 당신의 것일까요? 놀랍게도 법적으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당신의 코인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합니다.

2022년 FTX 파산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세계 2위 거래소였던 FTX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면서 수백만 명의 투자자들이 자신의 자산을 찾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빗썸은 2018년과 2019년 해킹으로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거래소들이 콜드월렛에 80% 보관한다면서요?"라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거래소들은 고객 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합니다. 하지만 콜드월렛 보관은 기술적 보안 수단일 뿐, 관리 주체는 여전히 거래소입니다.

오늘은 왜 가상자산도 증권처럼 거래소와 커스터디(보관)를 분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히 짚어보겠습니다.

 

 


 

📘 증권시장은 이미 100년 전에 답을 찾았습니다

주식을 거래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한국거래소에서 매매하고, 증권사 앱에서 잔고를 확인하지만, 실제로 당신의 주식은 한국예탁결제원이라는 별도 기관이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증권시장의 3자 분리 구조

한국예탁결제원은 1974년 설립되어 증권의 집중 예탁과 계좌 간 대체, 매매거래에 따른 결제업무를 담당합니다.

즉, 증권시장은 이렇게 작동합니다

역할 담당  하는 일
매매 체결 한국거래소 주식 사고파는 거래 성사
보관·결제 한국예탁결제원 주식 보관, 명의 변경, 결제
중개 증권사 투자자와 거래소 연결

이렇게 완전히 분리된 구조입니다. 왜 이렇게 복잡하게 나눴을까요?

분리한 이유: 이해상충 방지

거래소의 영리적 목표가 우선될 경우, 심사·감독 기준을 낮추거나 해당 기능에 충분한 자원을 배분하지 않을 수 있으며, 경쟁자 차별 수단이나 이해관계자 우대 수단으로 남용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 거래소가 보관까지 하면

  • 🚫 고객 자산을 임의로 사용할 유혹이 생깁니다
  • 🚫 시세조종이나 선행매매 같은 불공정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 🚫 거래소 파산 시 고객 자산의 법적 지위가 불명확합니다

반면 보관을 독립 기관에 맡기면

  • ✅ 거래소가 파산해도 고객 자산은 안전합니다
  • ✅ 상호 감시로 불공정거래를 막을 수 있습니다
  • ✅ 투자자의 재산권이 법적으로 명확히 보호됩니다

예탁결제원에서 작성하는 예탁자계좌부에 기재된 자가 그 증권을 점유하는 것으로 법적 효력을 인정받습니다.

즉, 거래소가 망해도 당신의 주식은 당신 것입니다.

 


🪙 가상자산 시장의 현실: 거래소가 모든 걸 합니다

그렇다면 가상자산 시장은 어떨까요?

거래소가 은행까지 겸업하는 구조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금융회사 등으로 기능이 분화된 증권시장과 달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거래소가 상장에서부터 예탁, 매매, 결제 등 거의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4대 거래소는


역할 증권시장 가상자산 시장
상장 심사 거래소 거래소
매매 체결 거래소 거래소
자산 보관 예탁결제원 (독립) 거래소
결제·청산 예탁결제원 (독립) 거래소

모든 것을 거래소 혼자 합니다. 비유하자면, 식당 주인이 요리도 하고 계산도 받는데 손님 지갑까지 보관하는 셈입니다.

 

콜드월렛 보관, 충분할까?

"그래도 거래소들이 콜드월렛에 80% 보관한다면서요?"

맞습니다. 업비트는 고객 예치금 대비 103.15%, 가상자산 대비 102.82%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빗썸은 콜드월렛 보관 비율을 법정 기준 80%보다 높은 88.63%로 상향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결정적 한계가 있습니다. 콜드월렛은 해킹을 막는 기술적 수단일 뿐 구조적으로 관리 주체는 여전히 거래소입니다

거래소가 파산하면? 법적으로 불명확합니다.

내부 직원이 조작하면? 막을 장치가 없습니다

 

국내는 가상자산을 다루는 기업을 기존 金융기관과 분리해 규제한다는 원칙이어서 도산격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코인베이스 거래소가 파산하면 고객 자산은 복구되지 않지만,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문을 닫더라도 도산격리 원칙에 따라 고객 자산 복구가 가능합니다.

 

미국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구분 한국 미국
거래소 파산 시 고객 자산 복구 불명확 고객 자산 복구 가능
커스터디 파산 시 (독립 커스터디 없음) 도산격리로 자산 보호
법적 소유권 불명확 고객에게 명확히 귀속

 

 


 

 

⚠️ 왜 문제일까요? 구조적 이해상충

 

거래소가 커스터디까지 겸업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1. 거래소의 유혹: 고객 자산 임의 사용

FTX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FTX는 고객 자산을 자체 운용에 사용해 파산했습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업자가 고객자산에 대한 보관관리업무를 겸업하면서 이해상충, 해킹취약성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 💰 수조 원의 고객 자산이 있습니다
  • 💰 이걸로 투자하면 수익이 날 수 있습니다
  • 💰 들키지만 않으면...?

증권시장은 이런 유혹을 구조적으로 차단했습니다. 거래소와 보관 기관을 완전히 분리해서요.

2. 시장 감시의 부재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거래소가 상장에서부터 예탁, 매매, 결제 등 거의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시장감시 및 상호견제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증권시장은 거래소 ↔ 예탁결제원 상호 감시하며 문제 발생 시 즉시 적발이 가능하다면,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가 심판이자 선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감시하나? 아무도 없습니다.

3. 법적 불명확성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거래소 앱에 표시된 "내 비트코인 1개"는

  • ❓ 법적으로 내 소유인가?
  • ❓ 거래소 파산 시 우선 변제받을 수 있나?
  • ❓ 거래소가 파산재단에 포함되나?

아무도 모릅니다. 판례가 없거든요.

 

반면 증권은

  • ✅ 예탁결제원 계좌부에 명확히 기재
  • ✅ 거래소 파산과 무관하게 소유권 인정
  • ✅ 법적으로 100% 보호

 


 

🔚 콜드월렛 보관은 필요조건,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콜드월렛 80% 보관은 좋은 출발입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1. 기술적 보안 ≠ 구조적 분리
    • 콜드월렛은 해킹을 막습니다
    • 하지만 거래소 파산, 내부 조작, 이해상충은 못 막습니다
  2. 100년 전 증권시장이 이미 답을 제시했습니다
    • 거래 기관 ≠ 보관 기관
    • 이게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3. 법적 보호가 없습니다
    • 도산격리 원칙 없음
    • 파산 시 고객 자산 지위 불명확

그렇다면 왜 아직도 가상자산은 커스터디가 분리되지 않았을까요? 이미 기술도 있고, 필요성도 명확한데 말이죠.

 

다음 편에서는 커스터디 분리가 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실현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습니다. 이미 국내에는 8조 원을 수탁하는 전문 커스터디 업체가 존재합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증권시장은 거래소와 보관 기관을 100% 분리합니다
  •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보관·결제를 모두 혼자 합니다
  • 콜드월렛 보관은 기술적 보안일 뿐, 구조적 분리가 아닙니다
  • 이해상충, 시장 감시 부재, 법적 불명확성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 투자자 보호를 위해 커스터디 분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