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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Crypto & Finance

트럼프의 ‘관세빔’ 맞은 코인시장, 단 1시간 만에 2조 청산

USDT ON FIRE

 

오늘 새벽,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단 몇 시간 만에 주요 자산이 급락하고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비트코인은 한때 10% 가까이 하락했고, 주요 알트코인들은 순식간에 30~7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거래소 서버가 일시적으로 멈추거나 주문이 접수되지 않는 등 시장 전반이 일종의 ‘패닉 모드’에 빠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발언, 그리고 그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 오프(risk-off) 흐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 발언 이에 반응한 불안정한 시장 심리

 

폭락의 도화선은 미국발 뉴스였습니다.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주요 제품에 대해 최대 100%의 관세 부과 방침을 재차 언급했으며,

미국 소프트웨어·AI 관련 기술의 대중 수출 제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이 전해진 시점은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전 5시 50분경이었습니다.

이후 약 30분 만에 글로벌 금융 시장은 빠르게 반응했습니다.

나스닥 선물과 S&P500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암호화폐 시장은 더욱 민감하게 움직였습니다.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위험 자산(risk asset)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신호가 나오면 투자자들은 빠르게 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은 오전 6시를 전후해 단숨에 10% 가까이 하락하며 56,000달러 선이 무너졌습니다.

 


 

비트코인 하락? 문제는 알트코인

 

비트코인의 급락은 곧바로 시장 전체로 확산되었습니다.

알트코인은 비트코인보다 유동성이 낮고 시장 깊이가 얕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일정 폭 이상 급락할 경우 연쇄적인 매도 압력이 발생합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더리움은 8% 이상 하락했고, 솔라나(SOL)와 폴리곤(MATIC), 체인링크(LINK) 등 주요 체인 토큰들은 단 1시간 사이에 30%까지 폭락했습니다.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알트코인들은 60% 이상 가치가 증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점부터는 시장이 정상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일부 거래소의 현물 호가창은 유동성이 완전히 고갈되었고, 시장조성자(MM, Market Maker)로 보이는 주문들이 대거 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매도 주문 하나에도 가격이 급격히 밀리면서, 알트코인 현물 가격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습니다.

 


 

청산 폭풍

 

암호화폐 선물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롱 포지션(상승에 베팅한 포지션) 이 폭발적으로 쌓여 있었습니다.

이때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자동 청산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담보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투자자들의 포지션이 강제 매도되는 구조입니다.

 

글로벌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10일 오전 단 1시간 동안 약 6억 달러(약 8,00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었으며, 24시간 누적으로는 17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 이상이 청산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청산 금액이며,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청산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거래소는 추가 매도를 강제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이 더 빠르게 밀리고, 다른 투자자의 청산이 또 발생하는 ‘도미노 효과’ 가 나타납니다.

결국 알트코인 선물 시장에서는 롱 포지션이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거래소 시스템 이상과 매수 불능 현상

 

가격이 급락하자 거래소 서버에는 대규모 주문이 한꺼번에 몰렸습니다.

이때 일부 거래소에서는 현물 시장 매수 버튼이 작동하지 않거나, 주문 접수가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바이낸스(Binance)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매수 버튼이 눌리지 않는다”는 불만이 다수 제기되었고,

같은 시간대에 OKX와 Bybit 등에서도 일시적 시스템 지연이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거래소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에 빠지면서, 주문 매칭 엔진(Matching Engine)이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매매가 어렵고, 결국 투자자들은 매수하려 해도 살 수 없고, 팔려 해도 팔리지 않는 이중의 혼란을 겪게 됩니다.

 

결국 단기적인 시스템 마비는 시장의 공포를 증폭시켰고, 유동성 공급자와 개인 투자자 모두가 주문을 취소하면서 시장의 거래가 사실상 정지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디페깅과 렌딩 청산

 

시장의 불안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일부 스테이블코인에서 일시적인 디페깅(depegging)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디페깅이란 달러 가치에 고정되어야 할 스테이블코인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USDT와 USDC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2차·3차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 중 일부는 0.97~0.98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한편, 해외 시장에서는 USDT와 USDC가 잠시 0.98달러 수준으로만 흔들렸지만, 한국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해당 시각 업비트 기준 테더(USDT) 가격이 1,650원 근처까지 급등하면서 원화 환율(약 1,450원)보다 10% 이상 비싸게 거래된 것입니다.

 

이는 해외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 출금이 지연되자 국내 투자자들이 원화를 급히 테더로 바꾸려 몰리면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즉, 해외에서는 가격이 떨어졌지만, 한국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 크게 붙어 가격이 오히려 급등한 사례입니다.

 

Upbit BTC 2025.10.11일 오후 04시 기준



또한 렌딩(대출) 플랫폼에서도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습니다.

담보로 맡긴 코인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일어났고, 이는 스테이블코인 유동성까지 함께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 시점부터는 시장이 단순한 가격 하락이 아닌 유동성 붕괴 단계로 진입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업비트의 USDT 출금 중단 조치

 

국내에서도 여파가 이어졌습니다.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Upbit) 는 같은 날 오전 7시경, 일시적으로 USDT(테더) 출금 중단 공지를 게시했습니다.

 

https://upbit.com/service_center/notice?id=5630

 

월렛 시스템 처리량 증가에 따른 테더(USDT) Tron 네트워크 출금 일시 중단 안내

월렛 시스템 처리량 증가에 따른 테더(USDT) Tron 네트워크 출금 일시 중단 안내

upbit.com

업비트 공지

 

업비트 측은 “네트워크 혼잡에 따른 안전 점검”이라는 이유를 밝혔으며, 일부 사용자들에게는 전송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고 안내했습니다.

이는 국내 거래소가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된 환경에서 USDT 전송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한 데 따른 기술적 대응으로 해석됩니다.

업비트뿐 아니라, 바이낸스·OKX·비트겟 등 해외 거래소에서도 같은 시간대에 스테이블코인 전송이 지연되는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즉, 이번 출금 중단은 특정 거래소의 단독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네트워크 포화와 시스템 안정성 점검 조치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태의 본질과 향후 전망

 

이번 폭락 사태는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거시경제 뉴스 → 심리적 패닉 → 청산 도미노 → 유동성 붕괴 → 시스템 과부하로 이어진 전형적인 복합 위기였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레버리지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단 한 번의 외부 충격이 전체 시스템을 흔드는 구조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첫째, 스테이블코인이나 렌딩 상품이라 하더라도 시장 전체의 신뢰가 흔들리면 안전하지 않다는 점,

둘째, 레버리지를 활용한 과도한 투자 전략은 급변하는 거시 환경 속에서 언제든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향후 시장은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거래소들이 시스템 안정화와 유동성 회복 조치를 시행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사건은 테더 디페깅이나 거래소 마비가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결론

 

오늘 아침의 폭락은 트럼프의 관세 발언이라는 단 한 줄의 뉴스가 어떻게 글로벌 시장의 심리를 급속히 위축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비트코인은 약 10% 하락했고, 주요 알트코인은 30~70% 급락했으며, 24시간 내 청산 규모는 약 17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바이낸스의 일시적 매수 지연, 업비트의 USDT 출금 중단, 그리고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일시적 불안은 모두 이 거대한 연쇄 반응의 일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오전 11시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때 5만 6천 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던 가격이 6만 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급락 직후 대규모 청산이 이뤄지면서 단기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고,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본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매입세가 다시 시장을 지탱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Upbit BTC 2025.10.11일 오후 04시 기준

 

이러한 반등은 암호화폐 시장이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빠른 회복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단기적인 회복세가 곧 시장의 완전한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거시경제 변수와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번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시장 대응력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고, 한 번의 외부 충격에도 크게 요동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 가격보다 유동성, 거래소 안정성, 청산 메커니즘, 그리고 거시경제 환경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폭락이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이 앞으로 넘어야 할 숙제를 명확히 보여준 경고이자 시험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