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란? 블록체인의 한계와 현실 데이터의 필요성

블록체인 업계에서 오라클(Oracle)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분들은 먼저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 회사 오라클(Oracle Database) 을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개발자로 공부할 때 처음에는 그 브랜드명이 먼저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맥락에서 오라클은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스스로 알 수 없는 외부 세계의 데이터를 가져와 활용하게 해주는 중간 계층을 뜻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오라클의 개념과 필요성, 그리고 실제 활용 사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1. 왜 블록체인에 오라클이 필요한가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내부에서 발생한 데이터만을 다룰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계정 잔액과 스마트컨트랙트 실행 결과를 기록할 수 있지만, 외부에서 발생하는 환율, 날씨, 경기 결과 같은 데이터는 알 수 없습니다. 이는 보안 모델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합의를 통해 내부 데이터의 무결성을 유지하지만, 외부 데이터를 끌어올 경우 누가 올렸는지에 따라 신뢰성 문제가 발생합니다.
2. 오라클이란 명칭의 유래와 정의
오라클(Oracle) 명칭의 유래는 사실 누가 궁금할까 싶긴합니다.
하지만 그게 저라서 간단하게 적어봤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오라클(신탁)
Oracle은 원래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 신전에서 신의 뜻을 전해주는 신탁(神託) 을 의미했습니다.
사람들은 직접 신과 대화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전의 오라클을 통해 외부의 뜻(신의 메시지)을 전달받았습니다.
블록체인에서도 네트워크 스스로는 외부 세계의 데이터를 알 수 없으므로, 외부 현실의 정보를 가져와 전달하는 중개자라는 점에서 이 비유가 딱 맞았습니다.
미국의 데이터베이스 기업 Oracle도 뿌리가 같아요.
1970년대 CIA 프로젝트명 Oracle(신탁에서 진실을 찾는다에서 따온 이름)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블록체인에서 오라클의 정의
오라클은 블록체인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데이터 브리지입니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에서 “달러 가격이 얼마인지 알려줘”라고 요청할 수 없으므로, 오라클이 이를 가져와 온체인에 올려주는 것입니다.
3.오라클이 사용되는 대표 분야
DeFi
- 탈중앙 금융 서비스는 담보 비율 산정, 청산 조건 계산 등에 실시간 가격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 예: Aave, MakerDAO는 오라클을 통해 ETH/USD, BTC/USD 같은 환율 데이터를 받아 활용합니다.
보험
- 특정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려면, 날씨 정보, 항공편 지연 여부 같은 외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 예: 블록체인 기반 항공 지연 보험.
게임·NFT
- 게임 아이템 가치, 현실 세계의 이벤트 결과 등을 반영하기 위해 오라클 데이터가 활용됩니다.
실물자산 토큰화(RWA)
- 금, 부동산, 채권 같은 실물 자산을 온체인에 올리려면, 해당 자산의 가격과 상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즉, 오라클이 없다면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내부에서만 닫힌 시스템으로 남아 있었을 것입니다.
4. 오라클 문제(Oracle Problem)
오라클은 블록체인과 외부 세계를 연결해 준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취약점을 만들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흔히 오라클 문제(Oracle Problem)라고 부릅니다.
첫째, 중앙화 위험이 있습니다.
특정 기관이나 데이터 제공자 한 곳에서만 정보를 받아오면, 그 기관이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단순히 오류를 일으켜도 블록체인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결국 블록체인의 탈중앙성과 무결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둘째,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 문제입니다.
데이터 소스가 한정적일 경우, 공격자는 그 소스만 해킹하거나 방해해도 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아무리 튼튼해도 오라클이 약하면 전체 서비스가 무너질 수 있는 셈입니다.
셋째, 지연 문제(Latency)도 존재합니다. 외부 데이터를 수집해 온체인에 올리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다 보니, 실시간으로 반영되어야 할 상황에서 뒤처질 수 있습니다.
특히 금융 서비스처럼 가격이 초 단위로 변동하는 환경에서는 이 지연이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오라클은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그 신뢰성을 위협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오라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화 구조, 다중 데이터 검증, 암호학적 증명 같은 다양한 기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라클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흔들 수 있는 취약점이기도 합니다.
5. 오라클의 활용 사례
1.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은 “1토큰 = 1달러” 가치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달러 환율이나 주요 거래소 가격 데이터를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DAI(메이커다오) 의 경우 담보 비율 계산을 위해 ETH/USD 환율을 Chainlink 오라클에서 받아옵니다.
Chainlink는 여러 거래소에서 ETH 가격을 수집하고, 이를 평균·검증한 뒤 스마트컨트랙트에 제출합니다.
만약 ETH 가격이 급락하면, 담보 대출자는 청산되고, 시스템은 자동으로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즉, 스테이블코인의 달러 페깅은 단순히 토큰 발행자의 신뢰가 아니라, 오라클이 공급하는 정확한 환율 데이터에 의해 유지되는 것입니다.
2. 예측시장
예측시장은 “미래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베팅하는 서비스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Augur와 Polymarket 같은 플랫폼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일 특정 지역에 비가 내릴까?” 혹은 “어떤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까?” 와 같은 미래의 불확실한 사건에 대해 사용자는 베팅을 걸 수 있습니다.
이때 결과를 누가 결정할까요? 바로 오라클입니다.
예측시장은 오라클을 통해 실제 날씨 데이터, 선거 개표 결과 같은 현실 데이터를 받아와 승자를 판정합니다.
Augur는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데이터를 제출하고 토큰을 걸어 정직성을 담보하는 구조를 사용했습니다. 반면 Polymarket은 Chainlink 오라클 같은 외부 네트워크를 활용합니다.
즉, 예측시장에서 오라클은 단순한 데이터 전달자가 아니라 서비스 성립의 근간입니다. 오라클이 잘못된 데이터를 주면, 전체 베팅 결과가 잘못 확정되고 시스템 신뢰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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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결론
오라클은 블록체인이 스스로 알 수 없는 현실 데이터를 온체인에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이자, 동시에 신뢰 문제를 안고 있는 도전 과제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 예측시장의 공정성 등은 모두 오라클의 신뢰성에 달려 있습니다.
앞으로 블록체인이 더 넓은 영역에서 쓰이려면, 오라클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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