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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Crypto & Tech

블록체인 오라클: 현실 세계와 온체인의 연결 고리 - 3

 

오라클의 미래 – 신뢰, 보안, 그리고 확장성의 관문

오라클의 미래 – 신뢰, 보안, 그리고 확장성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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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는 오라클의 필요성과 실제 프로젝트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오라클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그리고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 속에서 어떤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오라클은 단순히 데이터를 연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블록체인이 현실 세계와 융합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인프라입니다.

따라서 오라클의 미래는 곧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신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접근

 

오라클의 가장 큰 과제는 신뢰성 확보입니다. 블록체인은 네트워크 내부 데이터만으로는 완벽하게 안전하지만, 외부 데이터를 불러올 때는 조작이나 오류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 친구들과 식당에서 밥값을 나눠 내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누군가가 계산서를 가져오는데 고의로 가격을 잘못 적거나 실수로 틀린 금액을 불러주면, 아무리 공정하게 나누더라도 계산 결과가 잘못될 수 있습니다. 오라클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 데이터를 누가 어떻게 가져오는지에 따라 블록체인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문제가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Mango Markets 사건입니다.

당시 공격자는 유동성이 낮은 시장에서 특정 토큰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오라클이 이를 그대로 반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담보 청산 과정이 왜곡되어 약 1억 1천만 달러 규모의 자산이 탈취되었고,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이를 DeFi 시장 조작을 대상으로 한 첫 규제 집행 사례로 발표했습니다(CFTC 공식 자료).

이후 2024년에는 공격자 Avraham Eisenberg가 미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며, 오라클 신뢰성 문제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닌 실제 위험임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로이터 보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술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탈중앙화 오라클 네트워크입니다.

한 사람만 계산서를 가져오는 대신 여러 사람이 각각 계산서를 확인하고, 다수의 의견이 일치하는 값을 최종 가격으로 삼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특정 개인이 실수하거나 조작하더라도 전체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Chainlink 같은 프로젝트가 이 구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접근은 암호학적 증명 기법입니다. 단순히 “누가 가져왔다”는 주장만 믿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가져오는 과정이 제대로 되었음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zkProof(영지식 증명)는 데이터 출처가 올바름을 증명하면서도 실제 데이터 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수 있어 보안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TEE(Trusted Execution Environment) 같은 하드웨어 보안 기술을 활용해, 특정 환경에서 데이터가 조작 없이 처리되었음을 보장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2. 보안성과 확장성의 균형

 

오라클은 보안성과 확장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해 검증 절차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려져 실시간성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속도와 비용만 고려하면 중앙화된 데이터 소스에 의존하게 되고, 블록체인의 신뢰성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오라클은 보안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층 구조의 오라클 아키텍처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차적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제공하는 레이어와, 이후에 이를 검증해 확정하는 레이어를 분리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 경험은 실시간성을 유지하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안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3. Web3와 RWA 시대의 핵심 인프라

 

오라클은 앞으로 Web3 서비스 전반과 실물자산 토큰화(RWA)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입니다.

 

Web3 애플리케이션은 점점 더 현실 세계와 연결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탈중앙 보험 서비스는 기상 데이터와 항공편 운항 데이터를 받아야 하고, GameFi는 실제 이벤트와 연결된 NFT 보상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서비스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외부 데이터 없이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또한 RWA는 오라클의 중요성을 극대화합니다.

부동산, 국채, 주식 같은 자산을 온체인으로 옮길 때, 그 가치와 상태를 반영하는 데이터는 결국 오라클을 통해 들어옵니다.

가격 정보나 결제 이력, 심지어 법적 상태까지 오라클이 전달해야 하므로, 오라클의 정확성이 곧 금융 상품의 신뢰도로 이어집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 금융 규제와 직결되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4. 중앙화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

 

현재 오라클 프로젝트들 중 상당수는 특정 데이터 소스나 기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초기에 빠른 도입에는 도움이 되지만, 결국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인 탈중앙화와는 어울리지 않는 구조입니다.

앞으로는 데이터 소스 자체를 다양화하고, 노드가 서로 검증하는 구조가 강화되어야 합니다.

 

또한 오라클을 사용하는 디앱 개발자들이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 차원의 합의가 필요합니다.

아직 공식적인 EIP나 ERC 차원의 오라클 표준은 존재하지 않지만, Chainlink 인터페이스가 사실상 업계 표준처럼 자리 잡은 만큼, 향후에는 보다 명확한 표준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5. 오라클의 미래 시나리오

 

앞으로 오라클은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중개자 역할을 넘어, 온체인 신뢰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오라클 네트워크가 경쟁하면서도 상호 보완적으로 연결되고, 검증된 데이터는 다양한 체인에서 공유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에서는 블록체인 사용자들이 오라클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도,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당연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오라클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블록체인 생태계의 기반을 책임지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6. 결론

 

오라클은 블록체인이 현실 세계와 연결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신뢰성, 보안성, 확장성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탈중앙 네트워크 강화, 암호학적 증명, 하드웨어 보안 기술 같은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Web3와 RWA 확산에 따라 오라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결국 오라클의 미래는 단순한 데이터 전달이 아니라, 블록체인 신뢰 구조의 확장에 달려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오라클이 없다면 블록체인의 확장성도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블록체인 혁신은 곧 오라클 혁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